인터뷰

안병근

공삼삼 033

 평창 l 음악가 & 목수

우리나라에서 문화예술은 다양성에 있어 많은 차이를 보인다. 서울과 지역의 문화다양성은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수만큼이나 편차가 크다. 그렇기에 지역에서의 문화예술은 소중하다. 강원도에서도 여러 고개를 지나 도착할 수 있는 평창군 평창읍에 이 문화예술을 기반으로 지역을 변화시키는 사람이 있다. 평창과 함께 커 온 이 청년은 지역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자 레코딩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사운드엔지니어이자 청년 네트워크를 만들어가는 기획자다.


산너머음악공방 안병근 감독을 평창의 감자꽃스튜디오에서 만났다.




1. 산너머음악공방과 안병근.


안녕하세요. 산너머음악공방을 운영하는 안병근입니다. 산너머음악공방은 믹싱, 마스터링을 포함한 레코딩 스튜디오와 목공 제품을 만드는 공방을 겸하는 멀티 스튜디오입니다.  

음악 파트에서는 아티스트들의 앨범 작업, 평창군청의 로고송이나 지역 축제 음악 제작을 비롯해 행사에서의 사운드 엔지니어의 역할을 하고 있어요. 공방의 기능으로는 지역의 청년들이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갈 때 공간에 가장 잘 맞는 목공 제품들을 만들어 납품하는 역할을 합니다.  



2. 음악과 공방의 시작


평창에서 고등학교를 다닐 때, 감자꽃스튜디오에서 문화예술교육을 받았어요. 자연스레 음악을 접하고 대학에서는 전공까지 하게 되었죠. 기타를 전공해서 연주자의 길을 꿈꿨는데 어느 순간 노래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나라에 기타 잘 치는 사람이 너무 많아 제가 굳이 기타를 치지 않아도 되겠더라고요. (웃음) 

고향에 내려와 보니 평창은 일상적으로 공연을 할 수 없는 환경이었어요. 싱어송라이터로서 활발하게 활동할 수 없었죠. 생계랑 연결된 문제예요. 그러던 와중에 감자꽃스튜디오 이선철 대표님과 연결되었어요. 지역 학생에게 문화예술을 가르치게 되어 평창 읍내의 청소년들에게 5년 동안 교육을 할 수 있었어요.  

이후에는 레코딩에 흥미가 생겼어요. 레코딩 엔지니어 사부님께 스튜디오/필드 레코딩을 배우면서 공간, 악기 그리고 연주자의 특성을 알아가는 것이 재미있게 느껴졌어요. 녹음하는 방법도 배우면서 진짜 레코딩 엔지니어의 역할을 하게 된 거죠.  



안병근감독을 이야기할 때 감자꽃스튜디오는 빼놓을 수 없는 지역의 스튜디오다. 2000년, 폴리미디어를 운영하던 이선철 대표가 평창으로 내려와 폐교한 노산분교를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키며 시작된 감자꽃스튜디오는 평창의 청년과 문화를 아우르는 플랫폼이 되었다. 




3. 감자꽃스튜디오와 안병근 감독이 호흡하는 법


다시 평창 이야기예요. 이선철 대표님이 진행하시는 청년과 관련된 여러 프로젝트들을 같이 협업해나가고 있어요. 저는 감자꽃스튜디오의 안내와 여러 이벤트들을 도맡아서 진행하고 있기도 해요. 매년 감자꽃스튜디오에서 열리는 봄소풍, 자연 영화제, 청년 간의 소소한 네트워킹 이벤트들을 기획하고 진행해요. 이렇게 평창이라는 지역에서는 제가 사운드 엔지니어의 역할뿐 아니라 멀티 잡을 해야 하는 기획자이기도 한 거죠.  


4. 평창에서 산너머음악공방의 역할


가장 먼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문화예술의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이에요. 감자꽃스튜디오를 비롯해 지역의 학교와 기관에서 문화예술 교육을 계속적으로 해나가고 싶어요. 

두 번째는 지역 주민들로 이루어진 생활문화공동체를 만들고 퍼실리테이팅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현재는 우쿨렐레, 난타, 연극을 기반으로 한 공동체가 있는데 구성원분들의 니즈에 맞추어 연습공간을 마련해드리고 필요하다면 녹음과 같은 레코딩의 지원도 하고 있어요.  

마지막으로는 공방과 공간 쉐어링의 역할이에요. 레코딩 뿐 아니라 목공을 계속해서 해나가고 있는데 공간을 이해하고 제작할 수 있는 맞춤형 가구들 그리고 산너머음악공방의 아이덴티티가 있는 가구들을 만들어 새로운 공간을 만들고 채워나가는 것이죠. 공방으로 그리고 청년들을 위한 네트워킹과 필요한 공간을 만드는 것이 저의 로컬에서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5. 평창에서 음악과 공방을 하는 것이 가지는 의미


음악은 평생 가져가야 할 제 인생의 중심 축이에요. 이러한 선 안에서 다양한 방향으로 뻗어가는 일들을 기술로서 해결하고, 그러한 기술이 예리해지면 예술이 된다고 생각해요. 

평창에서 대중음악을 한다면, 평창에서 하는 이유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로컬에서 무언가를 한다는 것은 지역을 이해하고 그에 맞춘 활동이 되어야 하니까요. 공방도 마찬가지죠. 가구를 만들 때 평창에서 자란 나무를 쓴다던지 하는 것이요. 이런 로컬에서의 활동하는 의미가 사라진다면, 로컬에서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이유를 찾는 것이야말로 개인과 지역의 발전이 아닐까 싶어요.  

녹음한 앨범 중 기억에 남는 앨범이 있다면?


별의별’이라는 초등학교 선생님들의 아카펠라 그룹이 있어요. 선생님들은 감자꽃스튜디오가 과거에 학교였기 때문에 앨범 레코딩의 장소로 이 곳을 선택하셨어요. 옛 교실에서 녹음을 진행하고 진정성이 느껴지는 분들과 함께했기에 저에겐 가장 의미있는 작업 중 하나에요.


 



산너머음악공방은 강원 평창군 평창읍에 위치해있다. 인구는 5만이 채 되지 않지만 오랜 기간 자연과 함께 호흡해온 도시, 평창.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의 평창과 도시의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6. 음악 공방이 기반으로 하는 지역, 평창을 이야기하다.
  

기능적으로는 북부와 남부를 나눌 수 있어요. 북부가 뉴욕이라면 남부는 워싱턴이랄까. 관광객들이 많이 방문하는 북부와 달리 제가 살고 있는 남부는 여러 공공기관들이 위치해있어요. 자연스레 생활문화공동체와 네트워크 그리고 문화예술의 역할이 더 필요한 지역이에요. 

도시로서의 평창은 굉장히 조용한 겉모습을 가지고 있어요. 하지만 조금 더 깊게 찾아보신다면 숨어있는 재미있는 요소들을 경험할 수 있는 도시예요. 


 

 7. ‘라이프스타일 평창’을 정의해본다면?


'농번기와 비 농번기' 혹은 '바쁠 때와 안 바쁠 때'가 있는 라이프스타일.  


평창은 농민들이 많아요. 바쁠 때는 정신없이 살아가면서 지역 주민들끼리 협업을 하고 또 그렇지 않을 때에는 각자의 방법으로 휴식이 있는 라이프스타일이에요. 어떻게 보면 다이내믹하지 않아서 자기들만의 방식으로 살아갈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죠.  


8. 앞으로의 계획


음악적으로는 많은 아티스트들이 편안하고 긴 호흡으로 먹고 자고 하며 작업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되고 싶어요. 공방 또한 음악과 연결해보고 싶어요. 음악인들을 위한 가구들을 만들어보고, 아이덴티티를 조금 더 부각해 볼 예정이에요.  

더 큰 계획이 있다면, 통일 이후의 이야기예요. (웃음) 북쪽의 사람들에게 목조주택을 지어주고, 더 나아가 유라시아 쪽에서도 작업을 해보고 싶어요.  

문화예술 기획자/교육자와 메이커로서의 안병근이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사진 신혜림 글 김지우